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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고의 세월을 담은 소리

서울돈화문국악당 <수어지교 2-산조>

인고의 세월을 담은 소리

서울돈화문국악당 <수어지교 2-산조>

writer 장혜선(객원기자)

<수어지교 1>이 연희와 타악으로 전통예술의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다면, 이번 공연은 산조를 통해 우리 음악의 진면목을 발휘한다.
가야금·거문고·대금·피리·해금·아쟁 산조의 애달픈 여정에 동행해보자.

분주한 도심 속에 서울돈화문국악당은 덩그러니 솟아 있다. 창덕궁 돈화문에 종로3가역까지 연결되는 국악로의 어귀에 뿌리를 내린 국악당. 황폐한 주유소 부지를 한옥과 현대 건축 양식이 혼합된 공연장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2013년부터 서울시에 의해 건립이 추진됐고, 지난해 9월 정식 개관했다. 공간은 자연음향의 실내 공연장과 야외 공연을 위한 국악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조선성악회와 국악사양성소, 국악학원이 즐비했던 근대 국악의중심지에 터를 잡은 것은 옛 국악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시민들이 국악을 보다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정밀한 기획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국악당은 분주히 움직였다. 개관 전부터 국악당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프리&프리(Pre&Free)>를 선보였고, 개관축제 <별례악>을 통해 민속음악·창작음악·연희극 등 국악 장르를 총체적으로 소개했다. 국악과 한식을 접목한 <국악의 맛>을 통해 관객의 입맛을 만족시켰고, 현대음악과 음악극 형식의 자유롭고 실험적인 <미래의 명곡>을 선보였다. 지난해 마지막 기획 공연으로 공연장과 예술가의 상생을 위한 <수어지교>를 진행했다.
<수어지교>의 첫 시즌은 ‘연희·타악’을 주제로 펼쳐졌다. 타악을 연희와 함께 구성한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타악 공연인 사물놀이가 연희의 종목에서 파생했다는 점도 있지만, 타악으로 표현되는 장단은 한국 음악을 가장 신명 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봉담역말농악보존회와 연희공방 음마깽깽 등 총 10팀이 다이내믹한 타악 공연과 풍물·탈춤·굿을 기반으로 한 창작 연희극을 선보였다. 오는 1월 3일부터 2월 23일까지 8주간 <수어지교>의 두 번째 시즌이 시작된다.

예술가의 혜안을 담은 음의 여정

왼쪽부터 김현채, 천지윤, 김지현

왼쪽부터 김현채, 천지윤, 김지현

지난해에는 연희와 타악으로 전통예술의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다면, 이번 공연은 산조를 통해 우리 음악의 진면목을 발휘한다. 민속악을 대표하는 산조는 판소리를 기악화한 음악이다. 국악기는 오랜 세월 동안 연주자들의 손을 거치며 기법과 표현이 다양해졌다. 악기의 표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거듭했고, 우리의 정서를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산조를 고안했다. 산조는 느린 장단에서 점차 빠른 장단으로 이어진다. 진양조로 시작해 중모리·자진모리·휘모리 장단으로 이어지는 점층 구조를 지닌다.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속도와 계속되는 긴장과 이완으로 산조는 극적 재미가 가득하고, 서양의 재즈와 같이 연주자의 즉흥성이 부각된다. 현재 여러 지역 명인들의 특색을 머금은 다채로운 유파가 전승되고 있지만, 연주자 누구든 자신의 가락을 첨가할 수 있다. 이미 존재하는 가락에 연주자들은 자신만의 성음을 새롭게 조합한다. 따라서 동일한 악기의 유파임에도 불구하고, 연주자마다 느껴지는 멋이 다르다. 산조는 연주자의 내공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장르다.
이번 <수어지교 2>에선 가야금·거문고·대금·피리·해금·아쟁의 산조가 펼쳐진다. 첫 주는 한림의 김일구류 아쟁산조, 오경자의 거문고산조, 이지희의 심상건류 가야금산조를 만난다. 둘째 주는 김현채의 최옥삼류 가야금산조와 권중연의 한갑득류·신쾌동류 거문고산조가 이어진다. 셋째 주는 윤도희의 성금연류 가야금산조, 김철진의 원장현류 대금산조와 육자배기 연주, 천지윤의 지영희류 해금산조를 선보인다. 넷째 주는 신주희의 서용석류 대금산조, 김지현의 피리와 태평소 연주, 정미정이 아쟁과 거문고 병주를 한다. 다섯째 주는 황진아가 한갑득류 거문고산조를, 김혜림이 김윤덕 산조와 향제풍류를 선보이고, 이나래는 대금산조의 원형이라 불리는 박종기의 선율을 공연한다. 여섯째 주는 해금 연주자 최영진과 김민정이 새로운 실험을 모색한 산조를 선보이고, 김화복은 신쾌동류 거문고 산조, 권도윤은 서용석제·한세현류 피리산조로 독특한 기교를 표출한다. 일곱째 주는 최혜림의 윤윤석류 아쟁산조, 변상엽의 이생강류 대금산조, 신진수의 아쟁·거문고 병주를 만날 수 있다. 여덟째 주는 전지영이 김병호류 가야금산조와 창작곡을 보이고, 해금 연주자 안은경은 피리와 즉흥 합주를 한다. 진윤경은 이충선류 피리산조와 피리시나위를 복원해 연주한다. 앞으로 <수어지교>는 시즌별 주제를 통해 전통예술의 세부 장르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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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돈화문국악당 <수어지교 2-산조>

기간 : 2017.01.03 (화) ~ 2017.02.23 (목)

장소 : 서울돈화문국악당

시간 : 화·수·목 19시 30분, 1.10(화) 공연 없음

티켓 : 전석 1만원

문의 : 02-3210-7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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