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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합창단의 특별한 선물

재능기부 공연으로 성동구치소 방문

서울시합창단의 특별한 선물

재능기부 공연으로 성동구치소 방문

writer 최예랑(서울시합창단)

10월 26일(수) 오후 1시, 서울시합창단은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성동구치소를 방문해 재능기부 공연을 진행했다.
비 오는 궂은 날씨지만, 서울시합창단은 휴먼컴퍼니 김창옥 대표의 강연과 함께 여성 수형자 25명의 마음을 위로하였다.

성동구치소에서 공연중인 서울시합창단의 모습

성동구치소엔 높은 담벼락이 있다. 그리고 그 담벼락만큼이나 높게 세상에 대한 마음의 벽을 쌓은 많은 여성 수형자들이 수감되어 있다. 세상에 벽을 쌓고,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그들이 서울시합창단의 공연과 휴먼컴퍼니 김창옥 대표의 강연을 들으러 공연장으로 마련된 공간에 들어설 때, 그들의 표정은 궂은 날씨처럼 어둡고 그늘져 보였다. 성동구치소에서 마련한 조그마한 공연장은 예배당으로 쓰이는 작은 공간이었고, ‘공연’이란 단어는 그 공간에서 사치같이 느껴졌다.
궂은 날씨, 미흡한 공간, 수형자들의 어두운 표정 속에서 김창옥 대표의 강연은 시작되었고, “어둠은 빛을 만나야 사라진다. 그래서 오늘 들려드릴 음악이 여러분들에게 빛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 최고의 합창단을 초대했다”며 서울시합창단을 소개해주었다.
서울시합창단은 익숙한 동요와 가곡을 힐링 음악으로 편곡한 <우리 가곡 사계절>의 3악장에 수록된 ‘로맨틱한 가을’로 무대를 준비했고, 그 곡은 수형자들의 닫힌 마음을 두드리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신나고 익숙한 선율이 나오자 그들은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서울시합창단의 연주가 끝나자 공연장으로 사용된 조그마한 예배당은 박수와 환호 소리로 가득 찼고, 다수의 수형자들 표정이 처음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밝아 보였다. 또한 김창옥 대표가 영화 <쇼생크 탈출>을 언급하며 영화의 OST 중 하나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3막에 나오는 ‘편지의 이중창’을 합창단원인 김태희 단원과 김지은 단원이 듀엣으로 연주했고, 영화 <미션>에 나오는 주인공을 언급하며 강연을 진행할 때엔 허진아 단원이 테마곡 ‘넬라 판타지아’를 연주하여 강연의 감동을 더하였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는 상처받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 또한 음악뿐만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하는 김창옥 대표의 강연이 더해져 치유의 힘이 강하게 전달된 듯 보였다.
이번 서울시합창단의 재능기부 공연은 성동구치소의 수형자들뿐만 아니라 서울시합창단 단원들의 마음마저 움직인 듯하다. 서울시합창단의 한 단원은 “진정한 음악으로 삶을 다스리는 것이 이런 기분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공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