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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피어, 흐드러지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실내악 축제-백화난만> 수석 단원 곽재영&성시영 인터뷰

활짝 피어, 흐드러지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실내악 축제-백화난만> 수석 단원 곽재영&성시영 인터뷰

writer 장혜선(객원기자)

국악 실내악 명곡과 젊은 예술가들의 신작을 한 무대에서 만나는 시간!
한국 창작 국악의 어제와 오늘을 확인할 수 있는 축제가 시작된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야심 차게 준비한 실내악 축제가 사흘에 걸쳐 펼쳐진다. 작곡가 이건용부터 최덕렬까지 세대별 작곡가들의 18곡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작곡가 유민희와 최덕렬에게 위촉한 창작곡을 선보이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원인 곽재영(가야금 수석)과 성시영(피리 수석)은 직접 창작한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연주를 앞둔 곽재영과 성시영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야금 연주자, 곽재영의 <석별>

곽재영

곽재영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첫 만남은 대학 4학년 때다. 협연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고, 우연히 오디션 기회가 찾아와 입단한다. 전통음악 외에도 새로운 곡을 다양하게 접목하는 악단의 특징이 그녀의 적성과 매우 부합했다. 가야금을 친구 삼아 성장한 곽재영은 어린 시절부터 작곡과 편곡을 유독 즐겼다. 대학 때부터 창작 활동이 점차 늘어났고, 요즘은 편곡을 주로 하는 편이다. “곡을 들으면 주제의 선율을 각색해서 가야금과 어울리게 편곡하고 싶다”는 즐거운 상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고 한다. 특히 25현 가야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인다.
“25현 가야금은 저음부터 고음까지 풍성한 음량과 부드러운 음색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소리는 대중에게 친근함을 주기 때문에, 현재 가야금 연주단체에서 많이 연주되고 있어요.”
곽재영의 <석별>은 단소와 두 대의 25현 가야금을 위한 곡이다. 2011년 단소 연주자 권용미 독주회에서 단소와 피아노 편성의 이중주로 먼저 선보인 작품이다. 이 곡을 듣고 영감을 받은 곽재영은 수룡음의 선율을 바탕으로 곡을 재구성했다. 수룡음은 본래 가곡의 반주 음악을 기악으로만 연주할 수 있도록 변주한 음악이다.
“수룡음이란 ‘용이 물속에 읊조린다’는 뜻으로, 신비롭고 청아한 소리가 특징이죠. 하늘거리듯 맑은 단소 소리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가야금 소리와 어우러지도록 구상했습니다.”
동시대 국악 창작곡은 작곡가가 공들인 정성에 비해 대부분 일회성 연주에 그치고 있다. 그녀는 이러한 창작곡들의 재공연에 대한 지원이 점차 늘어나길 바란다.
“이번 공연을 발판으로, 앞으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의 숨은 재능을 발굴하여 더욱 멋진 음악으로 청중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피리 연주자, 성시영의 <불안의 시간>

성시영

“내가 쓴 곡은 관객석에서 어떻게 들릴까?” 성시영은 이번 공연의 곡 선정을 위한 회의에 참여했다가, 문득 이런 생각에 사로잡혔다. “직접 곡을 써보겠다”는 그의 의견에 모두가 흔쾌히 수락하였다. 작품은 가야금, 아쟁, 거문고, 대금, 피리, 생황, 타악기로 악기를 편성했다. 연주자들이 밀착된 호흡으로 곡을 이어나가는 것에 중점을 뒀다. 관객과의 소통을 제일 중요시하는 그는 곡의 흐름이 어색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구상하는 작품 세계가 머릿속에서 조금씩 악보화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곡 제목은 <불안의 시간>입니다.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불안해 보여요. 모두가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하루를 보내고, 몰라도 되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접하게 됩니다. 상대적 우월감과 박탈감이 매 시간 교차하죠. 현대사회는 불안한 시간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시간들을 실내악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현재 국악관현악곡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무대에 오르는 주요 곡들도 대중에게는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창작자들의 판로를 열어주는 위촉 공연과 작곡 공모전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꾸준히 해나가야 할 사업이다.
“우선적으로 창작곡을 선보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죠. 대중의 청각과 시각을 파악하고, 현재 트렌드에 맞는 공연들을 기획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성시영은 현재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외에도 다양한 연주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요즘은 전자음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생겨 다양한 전자음악 장비들을 수집하는 중이다.
“다채로운 소리 효과를 낼 수 있는 장비들을 하나씩 모으고 있어요. 피리와 태평소 소리를 변환시켜서, 앞으로 저만 할 수 있는 색다른 장르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백화난만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제330회 정기연주회 실내악축제

기간 : 2016.10.26 (수) ~ 2016.10.28 (금)

장소 : 세종체임버홀

시간 : 19시 30분

티켓 : 전석 2만원

문의 : 02-399-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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