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연일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이어졌다. 뙤약볕 아래, 광화문 일대를 거니는 사람들의 눈빛은 지쳐 보였다. 세종대로 가로수에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면, 유난히 더웠던 여름을 위로하는 유쾌한 축제가 찾아온다.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세종페스티벌 <가을소풍>이 펼쳐질 예정이다. 광화문광장과 세종문화회관을 찾는 시민들을 겨냥한 무료 공연예술축제로, 신선한 형식의 공연을 제공한다. 마임·서커스·퓨전국악·버블 등 다양한 장르의 거리공연 팀과 서울시무용단·서울시청소년국악단 등 서울시예술단이 이번 축제에 함께한다.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친 예술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노래와 연주를 함께하는 소규모 거리공연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공연장이나 극장을 대관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때문에 여러 예술가들이 거리공연을 즐긴다. 일반 대중도 거리공연을 통해 금전적인 부담 없이 다양한 공연들을 접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분방한 분위기는 거리공연을 하나의 문화트렌드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홍대·대학로·인사동 등 서울 등지에서 거리공연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그 지역이 문화 특구가 될 수 있도록 도왔다. 거리공연은 특정한 관객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불특정 다수를 위한 공연이다. 직장인·학생·어린이 등 폭넓은 관객에게 문화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거리공연이 점차 증가하고, 일련의 기획과 연출이 도입되면서, ‘거리축제’ 형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일상 속에서 우연히 접하는 거리축제는 시민들에게 그 지역을 문화 거리로 인식시키고, 도시의 문화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세종문화회관이 위치한 세종대로 역시 문화 거리가 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직장인이 밀집해 있는 광화문, 아이들이 뛰노는 광화문광장, 외국인 관광객을 이끄는 경복궁, 폭넓은 관객층을 수용하는 세종문화회관까지. 세종대로는 다양한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곳이다. 지난 4~5월에는 세종페스티벌 <봄소풍>이 펼쳐졌다. 길거리의 많은 사람을 축제의 일원으로 참여시켰고, 쾌활함이 넘치는 프로그램은 도시민들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주었다.

장르별 예술가들의 멋진 공연

이번 세종페스티벌 <가을소풍>은 서울거리예술축제 2016, 프로젝트 날다 등 과 협력하여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에선 퓨전국악·마임·버블 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대극장 앞에서는 이동형 거리극 서커스 공연이 열린다.
서울시예술단과 시민예술가의 공연은 세종뜨락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불을 활용한 화려한 움직임을 선보이는 플레이밍 파이어, 밧줄과 그네를 사용한 공중 퍼포먼스 단체 프로젝트 날다, 가지각색의 비눗방울을 통해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배달하는 팀 클라운 등 대형 퍼포먼스를 무료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관객을 사로잡을 공연이 점심부터 저녁까지 줄기차게 쏟아진다. 대극장 앞에서는 폴란드 극단 KTO의 <순례자들>을 선보이고, 중앙계단 앞에서는 정가악회의 음악차력극 <굿차>, 중앙계단 뒤에서는 창작그룹 노니의 <역: STATION: 驛>이 펼쳐진다.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서는 극단 몸꼴의 <멀리 있는 무덤:거리에서>, 북측 광장에서는 극단 KTO의 <눈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저녁에는 호주의 스토커 시어터와 한국의 창작 중심 단디가 협업한 <시간의 변이>가 공연돼 낭만적인 가을밤을 선사한다.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세종대로를 걸으며 즐거운 도심 속 축제를 즐겨보길 권한다.